1. 정보 및 줄거리
영화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1999)은 1814년도에 출판된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동명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패트리샤 로제마 감독의 클래식 작품이다. BBC에서 제작된 오스틴의 작품과는 달리 완전히 정통적이지 않으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는 영국의 드라마/코미디 장르의 소설 원작 작품이며,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시골과 도시의 대비, 자연과 그렇지 않은 것, 가난함과 사치스러움 그리고 도덕적인 것과 부덕한 것들. 대립하는 가치를 작품 내 배치하여 교훈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다른 오스틴 영화화 작품들과는 달리 인물 묘사 등에서 원작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스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호불호가 크게 나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작품은 한 편의 영화만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영국 포츠머스의 궁핍하고 불행한 환경에서 성장한 ‘패니’는 열 살이 되자 맨스필드 파크에 있는 부유한 친척 ‘버트람’ 가문으로 보내진다. 맨스필드 파크에서 그녀는 사교계에서 유명을 떨칠 수 있고, 유력 가문과 결혼할 가능성이 큰 다른 사촌들과 일상적으로 비교되며 ‘부유한 친척 집에 얹혀사는 가난한 객식구’ 신분으로 살아간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우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촌네 가족들과는 달리 우월함이라든가, 풍족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그녀는 그들 가족 내의 편견 속에서도 유일하게 말이 통하고 자신을 알아주는 ‘에드먼드’와 가까워진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녀의 열정과 꿈, 감수성을 알아본 ‘에드먼드’에게 ‘패니’는 점점 이끌리며 점차 직설적이고 발랄하며 예리한 여성으로 성장한다. 어른이 된 ‘패니’와 그들 가족에게 어느 날 런던에서 ‘헨리 크로포드’, ‘메리 크로포드’ 남매가 찾아온다. 매력적인 이들은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고요하고 정적이기만 하던 맨스필드에 활력을 일깨우게 된다. 하지만 ‘에드먼드’는 고혹적으로 자유로운 ‘메리’에게 반하게 되고, 한없이 자유롭고 맨스필드 여성들의 로망이 된 ‘헨리’는 도전적이고 거침이 없으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매력적인 ‘패니’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한때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헨리’와 염문을 뿌리던 사촌이 ‘패니’를 질투하고 ‘헨리’는 날이 갈수록 ‘패니’에게 이끌리며 상황은 더욱 절정에 이른다. 한편 맨스필드 파크에는 노예 매매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노예 매매로 축적한 재산이 위협받으며 ‘버트람’ 가문은 혼란한 시기로 빠져든다. ‘헨리’의 관심으로 ‘패니’의 사회적 신분은 점차 올라가고 그녀 역시 그러한 삶을 배워가지만, ‘헨리’의 정열적인 프러포즈와 구애에도 ‘패니’는 ‘에드워드’와 함께하던 행복한 삶과 ‘헨리’와 함께할 사교계의 화려한 삶 사이에서 끝없이 고민한다. 그러던 찰나 맨스필드 파크는 그곳으로 새로 온 남매들의 배신, 간통 사건으로 시끄러워진다.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에드먼드’와 ‘패니’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사랑으로 나아가게 된다.
2. 등장인물
여주인공 ‘패니 프라이스’ 역은 ‘프란시스 오코너’가 맡았다. 호주 출신의 대표적인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그녀는 최근 자신이 감독을 맡은 영화 <에밀리>(2022)로 2022년 33회 스톡홀름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남자 주인공 ‘에드먼드 버트람’ 역은 ‘조니 리 밀러’가 맡았다. 영국에서 몇 편의 TV쇼와 함께 컴퓨터 해커 이야기를 다룬 <해커스>로 데뷔하였고 <트레인스포팅>으로 얼굴이 알려졌다. ‘패니’의 사촌이자 ‘헨리’와 염문이 생기는 조연 ‘마리아 버트람’ 역은 ‘빅토리아 해밀턴’이 맡았다. 우리에게는 영화 <더 크라운>(2016)과 <닥터 포스터>(2015)로 잘 알려져 있다. ‘헨리 크로포드’에는 ‘알렉산드로 니볼라’가, ‘메리 크로포드’ 역에는 ‘엠베스 데이비츠’ 그리고 ‘패니’의 여동생인 ‘수잔 프라이스’ 역에는 ‘소피아 마일즈’가 역할을 맡았다.
3. 리뷰
오스틴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 많이 있는데, BBC 드라마로는 물론이고 영화로 제작된 그것들을 나도 경험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해 이 당시 여성상을 그려내는 방식에 정통성과 실험성이 교차하는 방식을 준다는 것은 재미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오스틴의 소설은 잘 보지 않게 된다. 대중적인 작품이므로 2차 창작물이 쏟아져 나오는 와중, 영화로는 몇 편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1999)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왓챠’나 ‘넷플릭스’에는 없고 ‘네이버 시리즈온’으로 볼 수 있길래 불쑥 대여한 후 감상했다. 말하자면 홧김의 일이었는데 그때쯤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이상하리만큼 집중이 안 됐다. 생각건대 이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는 작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오스틴의 팬들 사이에서 이 영화가 그렇게 호불호가 극심히 나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아서 그 이야기의 참뜻을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원작 소설은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일었다. 확실한 건 다른 오스틴 원작 소설 영화화 작품들보다 몰입도와 연출이 그리 우수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소설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들의 말과 행동이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는데 가령 ‘에드워드’와 ‘패니’ 사이의 감정선이라든가, 사촌 ‘톰’의 서브 이야기가 그것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두 인물의 감정선이 미묘해서 중간에 ‘에드워드’가 ‘메리’에게 푹 빠진다는 설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메리’가 매력적인 인물인 건 맞지만 도대체 어떤 측면에서 ‘에드워드’의 감성을 읽어냈는지 알 수 없었으며, ‘패니’와 있을 때 더 매력적인 그가 어떤 심리로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영화를 ‘흘깃’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불친절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핍진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작품은 아쉽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내가 작품을 꼼꼼히 보지 않고 이해하기를 멈췄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 원작 작품은 감독의 의도를 읽어내려는 행위 자체가 모순적일 때가 많다. 원작을 충분히 해석해내고 감독의 의도를 드러내기에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볼 때 감독의 의도를 부러 찾아내려 하지는 않는다. 사실에 기반해 감독의 인터뷰를 찾는다든가 하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감독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알려주는 것은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줄여주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특정한 지점에 해석이 필요하면 잠깐 멈춰놓고 다시 곱씹어 보며 의미를 되새겨보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주로 모호한 지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의도를 읽기에는 원작의 정체성이 문제였고, 원작을 그대로 보여주기에는 어딘가 퍼즐이 맞지 않는 게 문득 보였으니까. 그래도 이 작품이 재미있었던 점은 고전 소설을 작품화한 특유의 영상미가 좋았기 때문이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이런 종류의 작품이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 것 같다. 해서 별점을 주고자 한다면 5점 만점에 별 3개 반 정도는 가뿐히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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